장기 기억에 모든 정보가 필요한 것만 보관되는 것은 아니다. 아주 특별하고 생생한 경험은 오래 기억된다. 그런데 공부하는 뇌에 무의미한 정보가 장기 저장된다면 공부에 쓸 수 있는 뇌의 용량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무의미한 정보가 장기적으로 저장되는 것을 유의미한 정보로 바꿀 수 있다면 뇌의 장기저장 기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효율적인 학습효과를 거두려면 유의미한 정보로 대체하는 장기기억화가 필요하다. 그 방법으로는 매개법, 정교화와 체계적인 분류, 검토·조정·평가 등이 있다.
암기과목의 경우에는 매개법이 효과적이다. 매개법은 임의적인 묶음을 기억할 때 효과적이다. 발음매개법, 의미매개법, 형태매개법으로 구분된다. 기억을 강화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정교화(elaborative processing)가 있다. 정교화는 연상작용을 거쳐 기억을 더욱 활성화하는 방법인데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식을 활용해 지금 학습하고 있는 내용을 자기만의 표현으로 정리하는 형식이다. 특히 학습자가 학습내용을 문장으로 만들었을 때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이때 학습은 나눠서 하는 것이 좋다. 시간적인 간격을 두고 하는 분산학습(distributed learning)이 효과적이다. 연속적으로 비슷한 내용을 학습하면 단기 기억에는 저장이 되지만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기 어렵다. 즉 반복적인 내용으로 주의력이 흩어져 정확하게 공부하지 못한 채 안다고 착각하고 넘어가게 된다. 시간 간격을 두고 부분적으로 공부하면, 앞선 공부 내용이 온전히 기억나지 않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앞서 공부한 내용을 다시 읽어보고 생각하면서 학습하면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기가 더 쉽다. 일례로, 같은 과목 혹은 비슷한 내용을 계속 공부하기보다 다른 과목 혹은 서로 다른 내용을 바꿔가면서 공부하는 게 효율적이다. 물론 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연속적으로 많은 공부를 하는 벼락치기가 더 효율적일 것이다.
검토·조정·평가. 흔히 공부를 요리에 비유하기도 한다. 요리를 할 때 과정을 지속적인 모니터링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공부한 내용을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지, 어떻게 확장시킬 수 있는지 생각해보며, 부족한 부분을 찾고 반성하고 개선하는 방식을 유지해야 학습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검토하고 평가하고 조정하는 것이 정교한 연습을 만들고 정교한 연습만이 실력 향상을 이끈다.
필기도 기술이다. 미국 코넬 대학교에서 개발한 코넬 필기 시스템(Cornell Note Taking System)은 노트, 단서, 요약 세 가지를 포인트로 효율적으로 노트필기를 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노트는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들으면서 핵심 사항 위주로 필기하기, 독서나 강의가 끝난 후 질문을 적고 키워드 위주로 정리하기, 배운 내용을 요악하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코넬 필기 시스템 활용법은 다섯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기록하라, 질문하라, 암송하라, 오래 생각하라, 복습하라, 이렇게 다섯 단계이다.
공부의 출력은 문제풀이가 대표적인 방법이다. 단, 객관식 문제풀이는 인출 효과를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지만 정답의 일부를 이미 주어진 상태에서 문제를 풀기 때문에 최종 장기 기억으로 저장이 되었는지 점검하는 최적의 방법은 아니다. 문제풀이로 가장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과목은 수학이다. 개념을 적용해서 수식을 풀기 때문에 사용할 개념이 지문에 간접적으로 주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기 때문에 좋은 출력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배운 개념을 적용할 사례를 묻는 문제풀이는 배운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데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메타인지 기반 완전 학습 핵심노트1>
뇌의 버퍼링을 줄이고 장기 기억을 하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임의적인 묶음을 기억하는 매개법, 개념을 확장하고 분류하는 정교화, 그리고 짬짬이 공부하는 분산학습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