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아테네의 델피(Delphi) 신전에 새겨진 유명한 글귀가 있다. ‘너 자신을 알라’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한 말이라고 전해져 오는 이 경구는 단순히 스스로를 되돌아보라는 의미가 아니다.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진정 알고 있는 것인지를 확인하고 점검해야 행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2500여년전 고대 철학자들 사이에 회자된 경구가 교육학과 인지과학에서 주목받고 있다. 바로 ‘메타인지(metacognition)’다. 메타인지란 한마디로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자신의 인지 과정을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능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메타인지는 1976년 미국의 아동 발달심리학자 존 플라벨(John H. Flavell)이 처음 쓴 용어로 이후 교육학과 인지과학으로 널리 퍼져나갔다. 오늘날에는 자신의 인지 과정을 한 차원 높은 시각에서 관찰하여 찾아내고, 통제하는 정신작용을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용어로 정착되었다. ‘어떻게 하면 공부 혹은 일이 잘 되게 할 수 있을까’를 스스로 따져 물어가면서 반성해 올바른 길을 찾아가는 정신작용을 의미한다.
단어의 뜻을 살펴보면 이해하기가 더 쉬워진다. 메타인지는 ‘메타(meta)’와 ‘인지(cognition)’의 합성어다 ‘~후에(after)’, ‘~너머(beyond)’라는 뜻의 그리스어 전치사 ‘메타(meta)’에 ‘이해하는 능력, 앎(knowing)의 과정이나 행동’ 등을 의미하는 라틴어 ‘코그니시오넴(cognitionem)’을 합쳐서 만든 단어다. 즉, ‘자신의 인지 과정에 대한 인지’라는 의미이다.
학습의 과정에서 메타인지는 스스로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자신이 하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지를 아는 능력을 뜻한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스스로 알고 나면 자신의 학습 방법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즉,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스스로 무엇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타인지를 통해 지금 나의 수준과 위치를 파악한다면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스스로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아 점차 효과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다.
메타인지는 21세기형 리더로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능력이다. 지식을 공유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한 협력은 공감력에서 비롯된다. 메타인지는 공감력의 바탕이 된다. CTTA(Critical Thinking Tutor Academy) 이승호 원장은 메타인지를 세 가지로 구분했다. 긍정의 메타인지, 생각의 메타인지, 판단의 메타인지가 그것이다.
긍정의 메타인지는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느낌과 감정을 객관화한 후 이를 긍정적으로 마음을 먹게 하는 능력을 말한다. 생각의 메타인지는 학습과정에서 정보나 지식을 효과적으로 익혀서 내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다. 판단의 메타인지는 자신의 관점을 효과적으로 세우고 이를 논리적으로 주장하고 합리적으로 설득해나가는 능력이다. 세가지 메타인지를 위해서는 나와 너에 대한 이해와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공감력이 원천이라는 의미다.
미국 뉴욕대 행정연구원에서 ‘교육공무원 및 교사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했던 이승호 원장은 세 가지 메타인지 요소가 서로 연결이되어있다고 강조한다. “인간이 배우고자 하는 목적이 행복에 이르기 위한 것이다. 행복에 이르는 배움을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지식이 있어야 하며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긍정의 메타인지로 창의적이 될 수 있으며, 생각의 메타인지로 보다 많은 지식을 흡수할 수 있다. 아울러 판단의 메타인지로 보다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게 된다.” 세 가지 메타인지 중에서 특히 생각의 메타인지는 학습을 통해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