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학 연령의 자녀가 있는 부모에게 “나 학교 다니기 싫어.”라는 말만큼 속상한 말이 없습니다. 나이에 맞는 ‘역할 기대’라는 것이 있는데, 그 나이라면 응당 기대되는 역할이 바로 ‘학생’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그 역할을 거부하겠다는 아이의 발언은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릴 장난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지금은 재미있게 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라도, 나중에 아이가 이렇게 말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 마음이 답답해지는 부모님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일단 공감이 먼저입니다!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은 이유는 분명 한 가지 이상 존재할 것입니다.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일단 공감이 우선입니다.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아이에게는 용기가 필요한 일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니. 학생이 학교에 가기 싫다니? 잔말 말고 어서 준비해!”라고 딱 잘라 이야기하는 것보다, “오늘 컨디션이 별로 안 좋은가 보다. 엄마도 그런 날이 있어. 엄마가 학생일 때 그런 마음이 든 날이 생각난다.”라고 아이의 마음에 먼저 공감해 주세요. 적어도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다그치지 않고 보듬어준 엄마의 마음에 고마움을 느낄 것입니다. 그리고 학교에 가기 싫은 이유에 대해 보다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되지요.
아이와 솔직한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이렇게 아이의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말랑해지면, 아이가 왜 학교에 가기 싫은지 물어봐도 좋습니다. 어쩌면 아이가 먼저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는 정말 학교에 가기 싫은 게 아니라, 가고 싶지만 차마 갈 수 없는 어떤 특별한 상황에 처해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가 최대한 솔직히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고, 그 과정에서 다그치는 것은 가급적 삼가 주세요.
부모와 아이는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가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동반자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아이와 솔직한 대화를 나누면서 요즘 아이의 학교생활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파악하시고, 부모에게서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도 이끌어내 주시길 바랍니다.
아이가 체력적으로 힘이 들어서 학교에 가기 힘들어한다면?
간혹 교실에서 1교시부터 컨디션이 축 쳐져 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피곤이 채 가시지 않은 얼굴인데, 아침 기상이 몹시 어려웠음을 알 수 있죠. 하지만 아이들은 학교에 오면 자신이 신체적으로 피곤한 상태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서는 아침에 기상하는 것이 힘들어 부모님께 ‘학교가기 싫다’라고 이야기하지만, 막상 학교에 가면 그 피곤함을 이기고 친구들과 공부하고 노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어른들 역시 아이가 체력적으로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유난히 힘들어하고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혀 학교에 가는 것을 힘들어한다면, 취침시간을 앞당기거나 아이가 해야 할 일들을 가지 치는 등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의 교우관계에 문제가 있어 학교에 가기 싫은 것이라면?
먼저 담임선생님과 상담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상담을 통해 문제가 의외로 가볍게 해결될 가능성도 많습니다. 만약 아이가 좀 더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 부모님과 선생님이 아이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서로 이야기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교우관계 문제는 대개 부모님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상황의 경중에 따라 대처해야 하는 노력도 달라지니 신중하게 접근하시기 바랍니다.
공부가 재미없고 놀고 싶다는 이유로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한다면?
이런 아이는 학교를 ‘공부만 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학교=공부’라는 생각과 함께, ‘공부는 지루하고 재미없고 따분한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이런 이유로 등교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아이에게 과도한 학습량이 부과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고, 아이와 함께 적절하게 조절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공부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시고, 책과 필기구만을 사용하는 공부가 아닌, 구체물과 교구를 이용한 학습을 아이에게 적용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꾸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학교는 하루 이틀 다니고 끝마칠 수 있는 과정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은 학교에 가기 싫은 마음을 극복했다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등교 거부의 마음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아이가 학교생활에 정착할 수 있도록 아이의 마음에 귀 기울여 주시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출처: 비상교육 학부모 커뮤니티 맘앤톡